‘런던에서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은 어떻습니까’ 외국에서 디자이너를 대하는 태도와 한국에서 디자이너를 대하는 태도, 처우,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소문들에 의해 갖은 상상을 품은 터였다. 막상 외국에 몇 일 있다 다녀오면 ‘역시, 한국이 최고야!’를 연발하지만, 다음날이면 한국의 익숙함에 한국의 본연의 것들 따위는 까마득히 잊고 다른 나라를 마음에 품기 일쑤였다. 런던에서 디자인 일을 하면 어떨까. 닿을 수 없는 기대감으로 책을 열었지만, 금방 현실에 부딪혔다. ‘저는 이 책이 여행기나 잡지가 아닌 ‘책’으로 보이길 바랐어요. 디자인 작업 이미지가 많이 소개되는 책이지만, 단지 이미지를 ‘보는’책이 아닌 ‘읽는’ 책으로 디자인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인문서적에 쓰이는 주석과 캡션 등의 원칙을 따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