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으로 인해 아비규환을 이룬 평양에서 피난을 가던 7살 옥련이가 부모와 헤어지고 총알을 맞는 부상을 입게 된다. 어린 여자아이가 홀로 부모도 잃고 부상도 입은 것이 가여워 일본군 이노우에는 아이를 보살펴주다가, 부모 생사도 모르는데다전쟁중이라 어디 갈 데도 없는 아이라, 자기도 아이가 없기에 딸처럼 키울 생각으로 자기 집인 일본으로 보내 소학교도 보내며 교육시킨다. 그러나 이노우에가 전사해버리자 이노우에 부인은 변심하여 양녀로 거둔 옥련이 때문에 재혼을 할 수 없다며 옥련이를 구박한다. 이에 옥련은 죽기로 결심하고 집을 나오지만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다 구완서를 만나 미국으로 가 공부를 하게 된다. 옥련이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이름과 사진이 워싱턴 신문에 실리게 되는데, 이를 옥련의 아버지 김관일이 보고 워싱턴까지 찾아와 극적으로 상봉하게 된다. 또한 이 즈음 구완서가 옥련과 약혼하겠다고 옥련의 아버지에게 말한다. 한편 평양에 있던 옥련의 어머니는 죽은줄 알았던 딸의 편지를 받고 꿈만같이 생각하게 되는데, 전쟁으로 뿔뿔히 흩어졌던 가족이 온갖 고생끝에 서로 만나 감격하는 걸로 이야기는 끝난다.
이인직 ( 李人稙 )이 지은 신소설. 작자의 대표적 신소설로 상편은 1906년 7월 22일부터 같은 해 10월 10일까지 50회에 걸쳐 ≪ 만세보 萬歲報 ≫ 에 장편소설로 연재되었고 하편에 해당하는 〈 모란봉 牡丹峰 〉 은 1913년 ≪ 매일신보 ≫ 에 연재되다가 미완성으로 끝나 전편이 그대로 출간된 바는 없다. 단행본으로 처음 발간된 것은 1907년 3월에 광학서포(廣學書 孃 )에서 발행한 〈 혈의 누 〉 이나 ≪ 만세보 ≫ 연재분과 내용에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 뒤 1912년 12월에 동양서원(東洋書院)에서 〈 모란봉 〉 이라는 제목으로 정정본이 출간되었다. 작품 내용은 청일전쟁의 전화(戰禍)가 평양 일대를 휩쓸었을 때 일곱 살 난 여주인공 옥련(玉蓮)은 피난길에서 부모와 헤어지게 되고 부상을 당한다. 일본군에게 구출된 옥련은 이노우에라는 군의관의 도움으로 일본에 건너가 소학교를 다니는데 뜻밖에 이노우에가 전사하자 의모(義母)는 변심하여 옥련을 구박한다. 옥련은 갈 바를 모르고 방황하던 중 구완서를 만나 함께 미국으로 간다. 워싱턴에서 공부하던 중 옥련은 극적으로 아버지 김관일을 만나게 되고 구완서와 약혼한다. 한편 평양에 있는 옥련의 어머니는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의 편지를 받고 꿈만 같이 생각한다. 이 작품은 청일전쟁 때 평양 모란봉의 참상을 시발점으로 하여 그 뒤 10년간의 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한국 · 일본 및 미국을 무대로 옥련 일가의 기구한 운명의 전변(轉變)에 얽힌 개화기의 시대상을 그린 것으로 자주독립 · 신교육사상 · 자유결혼관 등이 그 주제로 다루어져 있다. 이 작품의 출현을 계기로 소설의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적으나마 고대소설의 격식에서 벗어나 근대소설 영역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고대소설의 문체를 탈피하지 못한 부분이 빈번하고 구성이나 이야기의 전개 방법이 미숙한 점 등 초기 신소설의 공통된 취약점이 엿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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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의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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