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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다립니다

그림책계의 명콤비, 다비드 칼리와 세르주 블로크의 작품입니다.

기다림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볼로냐 라가치상에 빛나는 세르주 블로크와 다비드 칼리가 만나 펴낸 아름다운 그림책 볼로냐 라가치상에 빛나는 세르주 블로크와 다비드 칼리가 만나 펴낸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일기장 어느 구석쯤에 휘갈긴 뜻밖의 추억과 맞닥뜨렸을 때처럼, 가장 일상적인 장면들을 그러모아 내밀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크리스마스와 케이크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던 천진한 아이가 자라서 연인을 만나 사랑하고, 군대에 가고, 전쟁을 치르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직장을 다니고, 몇 차례의 봄을 맞으며 손자의 탄생을 기다리기까지 주인공은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주인공이 거치는 통과의례를 따라, 주인공이 만나 인연을 맺는 사람들에게로 빨간 끈이 이어집니다. 때론 끊길 듯 아슬아슬하게 때론 헝클어진 채 똑같은 방향을 향하여. 기쁘고 아프고 가슴 졸이던 시간들이 단선적으로 펼쳐지지만 가볍지 않습니다. 기다림이 갖고 있는 크고 작은 무게를 짚어내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삶은 다시 아이에게로, 손자에게로 뻗어 갑니다. 마치 삶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풀어지는 끈이라는 걸, 기다림은 살아가는 내내 겪어야 하는 축복이라는 걸 말해 주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