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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엄마


나무 어디쯤에 몸을 붙이고 있는지 찾으려 해도 매미는 잘 눈에 띄지 않았다. 매미는 누가 봐 달라는 듯 서럽고 구슬펐다. 여럿이 함게 울 때는 어쩐지 신나게 들렸다. 서러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누군가 함께 울어 주면 큰 소리로 울어도 창피하지 않을 거라고 광호는 생각했다. (160쪽) 따뜻한 글이다. 제목을 보고 표지를 보고 너무 무겁게고리타분한 이야기일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궁금해서 손에 쥐게 되었다.조은주 작가라는 귀한이야기꾼을 만났다는 감동이 밀려온다. 좋은 글을 열심히 많이 쓰기를 바래본다. 40에 책을 한권 내고 싶다는 작가의 바램이 이어져 계속 글을 쓰고 있는듯해 반갑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이야기들이 아주 솔직담백하다. 겉치레로 써졌다는 느낌보다는 참 진솔하다는 느낌이 든다.첫번째 이야기 [호리병 속 작은 거인]에 나오는 할머니. 정말 괄괄하기가 이루 말할수 없을 정도다. 괄괄하기만 한것이 아니라지극이 이기적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기적이라기보다는 삶에 대해서 현명하지 못하다고 해야하나? 엄마가 재혼을 하고 그 가정에 들어간 아이.그 곳에는 시어머님이라는 존재가 있다. 할머니. 할머니는 오직 아들의 자식인 손주밖에 모른다. 오직 손주밖에 모르는 할머니의 괄시에 선희는 꿋꿋하게 용기를 내 버텨나갈 의지를 다잡아가는 이야기다. 두번째 이야기 [얼음아이]는 몸이 좋지않아 움직임도 자유롭지 않은 아이가 있다. 그 아이가 어느날 한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그 할아버지와 자신처럼 몸 한 구석이 부족한 아이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판타지와아픈 현실이 잘 어울러져 있다. 세번째 이야기 [일흔아혼번째 생일]은 정말 가슴아픈 이야기다.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진 이야기인지라 뭐라 말로 표현할수 없는 싸한 아픔이 밀려온다. 지금 현재 우리집에서도 벌어지는 상황인지라 마치 거울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 작가는 이런 친정 엄마와 살고 있을까? 이런 시어머니와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자식들을 힘들게 키우고 그 자식들로 인해아픔이 커지는 할머니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다. [어린 엄마]는 나이 어린 언니의 돌봄을 받고 살아가야만 하는 여동생의 서글픈 현실이 잘 그려지고 있다. 오빠역시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던 오빠가 현실의 높은 문턱에서 힘겨워하는 모습, 그런 동생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언니의 모습. 그리고 그런 오빠로 인해 속상한 어린 나의 시각이 잘 드러나고 있다. 요즘 재미있는 기발한 이야기들을 추구하는 현실에서 올곧게 이 작가가 더욱 많은 글들을 남겼으면 좋겠다는 갈망이 든다. 단비처럼. 그림 역시 멋진 글에 아주 잘 어울리는 그림인지라 더욱 마음에 든다.
엄마를 대신하는 열여덟 살 언니와 함께 사는 열 살 여자 아이의 삶을 따뜻한 눈길로 보듬어 낸 표제작 어린 엄마 를 비롯, 재혼 가정에서 겹겹의 부당한 시선에 힘겨워 하면서 자신이 ‘호리병 속에 갇힌 거인’임을, 더 나아가 엄마 또한 그 호리병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닫고는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리라 마음먹는 호리병 속 작은 거인 , 사고로 정신지체를 갖고 있는 희망이라는아이가 스스로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희망이 , 노년에 이른 생명체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돌아보게 하는 일흔아홉 번째 생일 까지 총 8편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과장 없이 낮은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호리병 속 작은 거인
얼음 아이
일흔아홉 번째 생일
어린 엄마
희망이
가족의 탄생
곰탱아, 너는 내 마음 아니?
나무가 되고 싶은 할머니

 

오늘도 혼자서 할 수 있어

사람은 혼자 살기 힘들게 키워진 존재가 맞는 모양이다. 아무리 혼자가 좋다고, 혼자가 편하다고, 혼자 할 수 있다고 해도 근본적으로는 누군가와 함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 셈이니. 이런 제목의 만화를 읽어 보아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혼자 할 수는 있지만 누군가와, 바로 그지없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만화는 아기자기하다. 혼자 사는 여성들 중에는 이런 낭만을 꿈꾸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혼자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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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우아한 관찰주의자 평소 그림을 보는 것도,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그래서 주변에서 관찰력 의 중요성을 익히 들어왔다.하지만 관찰력은 어떻게 키우는 것인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고 또 구체적으로 들어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이 책은 어떻게 보는 것이 잘 보는 것인지, 그 방향성을 다양한 사례와 그림 예시들을 통해 제시한다. 난 분명히 주의깊게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놓쳤던 부분들이 평소 나의 관찰력의 헛점을 짚어주었다. 관찰력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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