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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나무 아래


이 책은 초중기작인데다 중단편 조합이라 당연히 재미 없을 줄 알고 시작했다. 기묘한 분위기로 궁금증을 자극하는 <살인귀> 초반 전개는 흔한 현대 스릴러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데 긴다이치 코스케를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쓰는 플롯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후반으로 갈 수록 반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데 특히 평소 억지라고 생각하는 특정 트릭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미가 급격히 반감됐다.살인의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흑난초 아가씨>와 <향수 동반자살>은 그나마 나았지만 그 동기라는 것이나 범행 수법이 너무 쉽게 예측 가능해서 김전일 보는 느낌 마냥 시시하다.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의 국내에서는 11번 째 출간작이자, 두 번째 중단편집인 백일홍 나무 아래 가 출간 되었다. 혼진 살인사건 에 이은 최고의 단편집으로, 세이시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최고라고 손꼽은 긴다이치 시리즈 10편 중 하나이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전쟁 후 시대. 피폐해진 사회에서 추악해져만 가는 인간성. 긴다이치 코스케 두 번째 작품으로,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라스트신으로 회자되는 독자 필독의 걸작 단편 「백일홍 나무 아래」와 음산한 세상에 대한 한탄과 그 안에 기생하는 쾌락살인범을 그린 초기작 「살인귀」 등 총 네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살인귀
흑난초 아가씨
향수 동반자살
백일홍 나무 아래

작품 해설 장경현(추리소설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