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림을 좋아하고, 그림속에 깃든 이야기를 좋아하리라. 그림을 보며 작가의 생애를 알고, 작품을 그렸을 때의 작가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감정들을 알수 있다. 작품이 그려진 시대적 배경을 알수 있는게 또한 그림의 역할이다. 이번에 내가 읽은 작품은 네이버 캐스트 오늘의 미술 - 서양 미술의 걸작 연재를 했던 최정은의 칼럼을 사랑에 관련된 그림을 선별해 책으로 엮어냈다. 책 속의 그림들은 내가 많이 보아왔던 그림들도 많았고, 새로운 그림들도 많아 사랑에 관련된 그림을 보는 일이 즐거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랑에 관련된 책을 읽고 사랑을 꿈꾸듯, 명화 속에서도 사랑에 관련된 내용들이 많다는 걸 알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저자 최정은은 01. 마음속의 폭풍우, 베르메르 시대의 사랑 02. 연애와 유희, 로코코 시대의 사랑 03. 정략결혼과 로코코의 장미들 04.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신화 속 사랑의 원형들 이렇게 네 개의 챕터로 글을 이끌어 갔다. 네덜란드의 화가 중 베르메르의 그림들을 언급하며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가브리엘 메추의 「편지 쓰는 청년」과 「편지를 읽는 여인」한 쌍으로 제작된 그림을 소개하며, 오래전 사랑의 매개체 였던 편지에 관련된 그림을 말한다. 베르메르 역시 「창가에서 편지를 읽는 여인」을 그려 누군가에게서 온 편지를 읽고 있는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편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감정들을 담았다. 고전 영화에서 사랑하는 이의 편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수 있다. 편지를 쓰고 그 자리에서 답장을 기다렸다가 바로 배달하는 장면들이 많다. 영화속 연인들이 사랑의 편지를 기다릴때 영화를 보는 우리 또한 상대방이 사랑의 말을 하기를 기다렸던듯 하다. 요하네스 얀 베르메르, 「진주 귀고리 소녀」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는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로, 소설로 모두 읽은 작품이다. 책보다는 영화속 화면들이 더 세세하게 기억이 난다. 화가인 베르베르와 베르메르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고 있었던 소녀 그리트. 우연히 화가의 모델로 서게 되고, 약간의 사랑의 감정을 품는다는 내용이었다. 저자 최정은은 그림의 모델에 대해서 베르메르의 열한 명의 아이들 중 어느 딸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하나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역시 피터 웨버의 동명의 영화에서 모델이 하녀일 것이라는 설정이 있음직한 상상에 기초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의 그림을 놓고 우리는 수많은 상상을 하게 되고, 영화에서처럼 그런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기도 하다. 얼마전에 읽었던 필리페 다베리오의 『상상박물관』에서도 보았다시피 18세기 프랑스 루이 15세의 공식 정부였던 마담 드 퐁파두르가 모델로 선 그림을 보며 루이 15세가 퐁파두르 부인의 삶과 사랑을 알수 있다. 마담 드 퐁파두르 부인은 아름답고 총명하여 왕비가 될 여자라는 말을 듣고 자랐다. 재정적 이유때문에 한 결혼이었고 아이까지 있었지만, 루이 15세의 눈에 띄여 그의 공식 정부로 간택받게 되며, 그 과정에서 루이 15세와 마담 드 퐁파두르가 우연을 가장해 마주치도록 꾸몄다고 했다. 미술관련 서적을 보면 특히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그림들 속에서 마담 드 퐁파두르의 그림이 많은 걸 볼수 있다. 다른 화가들도 그렸지만 특히 프랑수아 부셰가 그린 퐁파두르 그림들이 많았다. 프랑수아 부셰, 「마담 드 퐁파두르」, 프랑수아 부셰, 「마담 드 퐁파두르의 초상」 베르사유의 장미, 마리 앙투아네트의 그림을 봐도 그렇다. 여성 화가가 궁정화가가 되기는 힘든데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그림을 그린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의 그림들을 볼수 있다.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과 앙투아네트의 관계를 고대의 전설적 화가 아펠레스와 알렉산더 대왕의 관계에 비유되곤 했다고 말한다.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베르사유의 장미, 마리 앙투아네트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문득 어렸을때 보았던 만화가 떠올랐다. 망명 시도가 무산되자 하루 아침에 백발로 변해버린 왕비의 그림을 보고 있자니 더욱 그러했다.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 「궁정예복을 입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 「마리 앙투아네트와 아이들」 아래 그림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을 그렸던 화가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의 자화상 들이다. 저자는 아름다운 궁정화가 엘리자베스의 자화상 들을 소개하며 그녀의 화가로서의 삶, 아이 엄마로서의 삶을 이야기한다. 비제 르브룅의 순탄치 않았던 결혼 생활에서부터 프랑스 대혁명을 피해 딸과 함께 망명생활을 하며 화가로서의 커리어가 성공가도를 달렸다고 한다. 다른 책에서도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의 자화상을 보았지만, 진짜 아름다운 얼굴을 가졌다.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 「밀집모자를 쓴 자화상」, 엘리자베스 비제 르브룅, 「자화상」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이기에 영원히 기억되는 신화속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말한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속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했던 것들도 만날수 있다. 새벽의 여신 오로라가 사냥꾼 케팔로스에게 반하지만, 끝까지 아내 프로크리스를 저버리지 않았던 것들을 말한다. 눈먼 큐피드와 헤라클레스의 불운한 연애에 이르까지 모두 사랑에 관련된 그림들이다. 사랑은 상대방의 결함을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부족함과 미숙함이 욕망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사랑은 어린아이이고 눈멂이다. 이성이 결핍된 것이다. (226페이지) 사랑에 눈이 멀다 라고 곧잘 표현한다. 사랑에 관해 이성적으로 대하다보면 상대방은 상처를 받고 말 것이다. 이처럼 사랑에 눈먼 사람들을 그린 그림, 그림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사랑법을 들여다 본다. 명화속 남녀상열지사, 우리 모두의 사랑과 다를바 없다. 그림 관련 책을 많이 읽다보니 점점 그림을 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좋아하는 그림이 아닌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림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찾으려 한다. 자주 보고 읽는 것이 그림을 더 알게 되는 일이다.
네이버 캐스트 ‘서양미술의 걸작’ 화제작사랑은 사회적 언어적 기교를 필요로 하는 가장 에로틱한 게임네이버 캐스트 ‘오늘의 미술-서양미술의 걸작’에 실린 연재물 중 사랑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글과 그림을 선별해 다듬고 보완하여 탄생한 것으로, 제목 그대로 인류의 영원한 화두 ‘사랑’을 테마로 서양 미술의 걸작들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짝을 찾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누리고 거의 모든 TV 드라마와 대중가요가 사랑을 부르짖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은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지극히 사사롭고 세속적인 욕망이기에 복잡 미묘한 인간의 속내가 표출되기 마련이고 거기에서 외면할 수 없는 공감대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상해석학 등의 미술사적 해석은 물론, 시를 비롯한 당시 문학 작품과 연극, 시대상과 대중 풍속을 다각도로 끌어들여 미술사에 문외한인 독자와 관람자들도 즐겨 읽고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베르메르 등이 활약한 17세기 황금시기의 네덜란드 장르화들과, 부셰와 프라고나르 등이 대표하는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시대의 그림들을 중심으로 당대의 연애 풍속과 사랑의 내밀한 속성을 살펴본다. 무엇보다 사랑의 감미로움과 절박함, 욕망의 심리적 움직임과 엇박자, 사랑의 맹목성과 연애의 기교 등을 섬세하게 포착해 독자와 교감의 진폭을 넓혔다. 이러한 저자의 접근 방식은 걸작이나 명화로 일컬어지는 작품들의 가치가 화려한 회화적 테크닉이나 물질적 값어치, 희귀함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울림과 공감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다.
마음속의 폭풍우, 베르메르 시대의 사랑
러브레터, 마음속의 폭풍우 - 네덜란드 편지 주제 장르화
거울에 비친 속마음 - 베르메르의 「음악 수업」
아찔한 유혹의 한 모금 - ‘포도주 마시는 여인’ 장르화
돌아봐 주오, 사랑하는 이여 -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
연애와 유희, 로코코 시대의 사랑
욕망의 심리적 움직임 - 프라고나르의 「그네」
에로틱한 사랑의 게임 - 프라고나르의 「까막잡기 놀이」
춤과 사랑의 대화 - 와토의 「키테라 섬으로의 순례」
목가적 이상향 속의 연애 유희 - 부셰의 파스토랄 회화
정략결혼과 로코코의 장미들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최고의 여성 - 마담 드 퐁파두르의 ‘벨 사방트’ 초상화
왕을 위해 준비된 여자 - 마담 드 퐁파두르의 삶과 사랑
왕비의 조건 - 비제 르브룅의 「슈미즈 차림의 마리 앙투아네트」
여성 화가로 산다는 것 - 비제 르브룅의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신화 속 사랑의 원형들
사랑의 천형, 질투와 의심 -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그림들
무모한 사랑의 말로 - ‘갈라테아’ 그림과 눈먼 큐피드
동성애와 브로맨스 - ‘히아킨토스’와 ‘가니메데’ 그림들
두 가지 사랑의 승리 - 부샤르동의 ‘큐피드’와 르무안의 ‘헤라클레스’
일상 예찬, 네덜란드 황금시대 장르화
로코코의 살롱 문화와 패션화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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